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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리뷰

네덜란드에서 한드 보기_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추천

by hohoassi 2020. 1. 9.

 

 

요즘 네덜란드에서 넷플릭스로 한드 보는 재미에 빠진 밤비입니다.



원래 한국에서는 드라마 같은 거 별로 본 적이 없는 저였지만
외국에 나와서 1년 정도가 지나니 
갑자기 한국스러운 것이 막 땡기더라구요.



그래서 작년 이맘때쯤이었을까요


동기들과 미친듯이 춤추는 광란의 파티를 마치고 돌아온 어느 새벽,
아직 뇌 속의 아드레날린이 사그라들지 않아


약간 흥분을 갈아앉힐 겸
넷플릭스에서 한드를 검색해서 둘러보고 있었지요.



뭔가 진짜 정주행 시작해야지 이런 마음이라기보다
잠깐 한국말이 듣고 싶은?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클릭해서 보기 시작한
미스터 선샤인을 필두로,

지난 1년간 제가 보게된 한드가 10편 정도가 된답니다.



한국에서는 10년동안 제대로 정주행한 한드가
1-2편 밖에 안 됐던 것 같은데 말이죠.


이렇게 집중해서 잘 정주행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제 남친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저와 만나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대해 처음 제대로 알게 되면서
점점 더 한국의 매력에 빠졌었거든요

그러다보니 한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드라마를 보는 걸 되게 좋아하더라구요.

아무튼 그런 남친의 관심에 힘입어
같이 보기 시작한 한드 중

 

저희가 특히! 
사랑해 마지 않았던 TOP3드라마를 꼽아보고자 해요.



1. 미스터선샤인

 

아 지금 봐도 아련한 극중 인물들...

 



저희 한드 주행의 첫 드라마이자, 
지난 겨울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가진 드라마에요.

작년 겨울을 떠올리면

거실 쇼파에 담요 덮고 누워 
하루종일 귤까먹고 감자칩 먹으면서
미스터선샤인에 푹 빠져 있던 기억이 제일 남거든요.


사실 미스터선샤인은 시작이 쉬웠던 건 아닌데,

캐스팅이나 뭔가 영화같은 장면들 때문에
관심을 두고 있었음에도


1화를 클릭하면 10분 이내로 흥미가 떨어지고 몰입이 잘 되지 않아
그냥 꺼버린 적이 두세번 되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제대로 미스터선샤인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그냥 1화 건너뛰고 2화부터 클릭해서 보다가
둘 다 점점 스토리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작중 인물과 스토리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1화부터 다시 돌아가서 봤기 때문이었어요.



지금 생각 하니
초반의 영어대사들이 장벽이었던듯해요.

그 이후로도 영어대사가 나올 때마다
무슨 말인지 도통 못 알아듣겠고 웬지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몰입이 깨졌었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몇몇 장면들은 영어를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겠는데
넷플릭스에서 그 부분은 영어자막을 달아놓지 않아서

스페인어 자막으로 바꾼 후
남자친구가 자막보고 이해한 뒤에 다시 저한테 설명해주기도 했었답니다.

 



어찌됐든 저의 작년 겨울의 키워드는
사케와 미스터선샤인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미스터선샤인은 저에게 큰 감동을 주었지요.


드라마에 그렇게 빠진 적은 제 인생에 정말 처음이었는데
저에게 몰입의 행복함이 뭔지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제 남자친구도 마찬가지였구요.



어느 토요일, 2화에서 역주행하여 1화부터 달리기 시작하고
그 다음 일요일에는 꼬박 10시간 정도
미스터선샤인을 봤던 것 같아요.


먹을 것이 떨어진 것도 잊고 계속해서 보다가
너무 배가고파 부랴부랴 근처 슈퍼에 가서 장보고
돌아오는 길에 배고픔에 떨리는 손으로
허겁지겁 귤을 까먹고 도리토스를 먹으면서
집으로 돌아와
들어오자마자 미스터선샤인부터 켰던

그런 기억들이
지금 생각하니 어찌나 행복하게 남아있는지요.


일제시대 관련된 작품배경이었던만큼
제 남자친구는 미스터 선샤인을 다 보고 난 후
한동안 유투브에서 일제시대 관련한 영상들을 찾아보고
일본이 싫어졌다고 성토하기도 했었어요 ㅋㅋ

참 대사도 장면들도 어찌나 세련됐던지...

보면서 감탄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배우들의 연기도 전부 다 좋았구요. 


이 때의 몰입과 즐거움이 좋은 작용을 해
그 뒤로도 '미스터 선샤인'같은 작품을 찾아보려고
시작한 것이 지금의 한드 주행의 취미를 만들어낸 것 같네요.




2. 밥 사주는 예쁜 누나 (영제 Something in the rain)

 

지금 봐도 달달~~함이 올라오는 밥누나

 



저는 로맨스 드라마 별로 안 좋아하고 특히 한국형 로맨스 드라마는 뭔가 오글거려서 안 좋아했는데요. 이것도 남친이 먼저 트레일러보고 관심있다고 보자고 해서 보기 시작한 드라마였어요.

그런데 첫 에피소드 내내 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고
주연배우인 손예진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해서 시큰둥한 마음으로 보고 있었죠. 

그런데 남친은 꽤 맘에 들었는지
다른 걸 보자는 저의 말에도 웬일로 넘어가지 않고 계속 보자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시작했던 밥누나는
저희에게 미스터 선샤인 다음으로 큰 즐거움이 되어줬답니다.

 

전 이 작품을 보고나서야
왜 손예진이 로맨스물의 여왕인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정말 연기도 잘하고 
그 로맨스물 특유의 달달함을 참 잘 살리시더라고요.


극중 손예진의 어머니가 참 발암의 역할을 하시는데
그런 거 보면서 남자친구랑 같이 어머어머- 혀차고
저거저거 저러면 안되는데... 훈수두며 보는 게 참 재밌었어요.

 

 

그나저나 정해인이나 손예진이나
어찌나 로맨스물의 정석같던지..

마치 저희가 서울에서 데이트 하고 싶은 마음을 대리만족하는 느낌이었어요.


손예진이 입고 나오는 옷들 보는 재미도 있었구요.
스타일링의 귀재.
여자가 봐도 따라하고 싶은 스타일링들.

저야 손예진만큼 마르지 못해서
뭐 애초에 포기하고 보긴 했지만요 하하.


참고로 밥누나 이후
속편인 봄밤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정주행 했었는데요.

봄밤은 많이 실망스러웠어요.

도무지 극중 인물들의 감정라인에 몰입할 수가 없었고
한지민의 스타일링도 실망스러웠구요.


남친도 보면서

왜 저 여배우는 자꾸 할머니처럼 옷을 입고 나오는거야...라며 한 마디 하더라구요.

물론 도서관 사서라는 역할에 맞추려고 코디가 일부러 그렇게 입힌 것 같긴 했지만,

한지민의 신체적 단점을 더 부각시키는 스타일링이라고 하나..
그냥 짧뚱막해보이기만 하고
배우의 신체적 조건을 잘 고려해서 입힌 게 아닌 것 같았어요.


어떤 건 언니 옷 입은 것 마냥 좀 어색하기도 했구요.


극의 스토리만 보더라도
여주인공의 감정라인도 도무지 알 수 없게 오락가락하고

여주인공의 매력을 도무지 못느끼겠는 묘사 속에서
남주인공은 여주인공한테 빠져서 좋아 죽으려하니

나중에 정말 ㅡ ㅡ 이런 표정을 하고 지켜봤답니다.
좀 작작하지...이런 생각.


정해인씨의 연기도
너무 밥누나 때와 비슷해서 약간 질린 느낌인데다
손예진 때 만큼의 케미가 받쳐주질 못하니
연기가 약간 붕뜨는 느낌이었고

한지민의 연기도...
전 어색하고 별로였어요. 저 안티는 아닌데 어쩌다 혹평만..흑


그나마 남친 역할을 하신 분의 연기가
매우 사실적이고 현실적이어서 좋았어요.



그런데 정말 사람마다 평이 다른게
제 친구 중에선 밥누나보다 봄밤이 훨씬 좋았다는 친구들도 있더라구요.

이런 거 보면 정말 보는 사람 나름인 것 같아요.

 

봄밤은 보는 내내 밥누나만 그리워하면서 봤던 것 같네요.

 



3. 보좌관

 

이정재라는 배우의 존재감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는 작품

 

 


이건 지금 보고 있는 작품인데요.

처음에 볼 때는 그냥 이정재 나오는 작품이다보니
한 번 어떤건지 살펴볼까 라는 마음으로 클릭해 봤거든요.


그런데 초반의 정치관련 용어들이 막 나오는데
뭐가 뭔지 이해도 안 되고 
남자친구도 한국정치 관련한 얘기들이라 흥미없어 할 것 같아서
보다 그만두려고 했거든요.

원내대표, 공청회 뭐 이런 단어도
저에겐 왜 이렇게 생소하던지...

저 진짜 정알못이었는지

어떨 땐 영어자막보면서 그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아무튼 바쁘게 정치대화를 따라가면서

아 너무 어렵다 생각이 들어 거의 포기하려던 와중에

그 당시 이사를 막 마치고 정신없던 터라
다른 걸 느긋하게 골라볼 여유가 없어서

그냥 보던 거 계속 틀어나 놓자 라는 마음으로 보고 있었는데

웬걸, 점점 더 흥미로워지더라구요.
약간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정치 얘기긴 하지만
사실 그 안에 사람들이 다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를 다루고 있는 거기도 하잖아요.

상황은 달라도 살면서 다들 인간 사이의 알력과 정치적 술수를 느껴가며 살고 있구요.

그래서인지 보면서 사소한 정치용어나 대화는 이해가 안되더라도
큰 메인 줄거리를 따라가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구요.

나중에 남친이 더 빠져서 보더라구요. 


아직 시즌2를 끝내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거 다 보고 나면 엄청 또 허전하겠다
이러면서 보고 있어요.


극 중에 나오는 신민아가 너무 예뻐서
신민아의 스타일링 구경하는 건
또 다른 재미요소구요.

 

클로즈업 될 때마다 미친...왜케 이뻐...소리가 절로 드는 신민아...

 

 

참고로 보좌관에 한국의 내로라하는 좋은 배우분들이 다 총출동한 기분이라
그 배우분들의 연기를 보는 게 또 하나의 재미요소랍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뭔가 잊고 있던 대배우들이 툭툭 튀어나올 때마다
극에 대한 애정이 더 올라가는 기분이에요.

 

 



이 외에도 저희가 봤던 드라마들이 도깨비, 시그널, 라이브, 미생 등 다양하게 많았는데요. 태양의 후예 같은 경우는 1화에서 반도 못 보고 포기하기도 했구요. 도깨비도 중도 하차...

대부분 엄청 유명했던 작품들은 오히려 잘 안맞았던 것 같아요.

저희 기준...(남친과 제가 취향이 같아서 다행이네요)

너무 감정적이거나 유치한 설정들은
잘 안봐지더라구요.


도깨비나 태양의 후예가 약간 과한 오글거리는 설정으로
몰입이 잘 안돼서 중도 포기한 경우이고,

시그널은 완전 주행하긴 했지만
보면서 아 왜이렇게 감성이 과하지..하면서 봤었어요.


라이브는 엄청 몰입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담백하고 현실적인 설정에 아주 깔끔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봤구요.


미생은 전 매우 몰입하며 봤지만 남친은 그저 그랬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한국 특유의 회사생활의 묘사들이 많아서 몰입이 잘 안됐나봐요.


아무튼 잘 고른 넷플릭스 열취미 안부러운 법이죠.


퇴근 후 '아 얼른 다음편 보러 집에 가야지' 라는 생각이
하루를 더 즐겁고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