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일하고 싶어서, 오로지 그 이유만으로 유럽 MBA를 왔던 사람으로서
'유럽취업'이라는 것만 놓고 보면 목표를 달성했네요.
정신없이 지나간 기간이라 지나보면 뭐가 어떻게 지나갔나 싶지만
생각해보니 지난 2년간의 MBA 생활과 구직기간, 인턴십 기간 등등을 거치면서
아무래도 생생한 팁들을 몸소 익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유럽취업에 대해 관심이 있으실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제가 여기와서 지내는 동안 (MBA + 구직기간 + 회사생활) 보고 듣고 느꼈던 점을 공유하고자 해요.
시리즈로 써볼까 하는데 오늘은 먼저 링크드인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 링크드인의 중요성
물로 구직을 하는 방법은 링크드인말고도 다양할 뿐더러,
링크드인이 아닌 다른 방법을 쓰는 게 건당 확률은 더 높을 수도 있어요.
제 주변에서도 네트워킹 이벤트나 지인 소개 등을 통해서 구직한 경우가 꽤 많거든요.
사실 링크드인 지원으로 면접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크게 높다고 보긴 힘들거든요.
그렇지만 링크드인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이런 확률의 문제라기보다는
비즈니스 상 나의 명함처럼 쓰인다고 할까요? 그만큼 정말정말 기본 중의 기본인 것 같아요.
저의 비즈니스 상 얼굴과도 같은 페이지이기 때문에
반드시 링크드인 프로필을 상세하고 꼼꼼히 작성하시는 게
유럽구직의 기본 중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
저와 비즈니스 상의 대화 (그것이 면접이 됐든 무엇이 됐든)를 하고자하는 모든 사람들은
저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먼저 확인할테니까요.
최근 1-2년 사이에 한국의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졌을진 모르겠는데요.
저는 2018년 MBA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링크드인 계정만 겨우 가지고 있는 상태?였거든요
링크드인이 뭔지도 알고 구직에 좋다는 것도 알았지만
한국에서는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구직을 위해서라면 여전히 사람인이나 잡코리아 등을 애용했던 것 같구요.
그러다 MBA에 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링크드인 프로필을 만드는 법을 익히고
학교에서는 여러번의 '링크드인 세션'을 가지게 되는데요.
(취업사관학교 같은..)
처음 학교에서 링크드인 세션을 가지고 다 같이 프로필 페이지를 작성하는 법을 익힐 때는
학교에서 알려준 게 제일 정석인 골든룰이라도 되는 마냥
한 마디도 놓치지않고 따라하려고 애를 썼었지만
지금 업무적으로 수백명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보고 (HR직종은 아닙니다)
제 스스로도 여러번의 가다듬음을 통해 구직 및 취업을 하면서 돌이켜보니
뭐 꼭 링크드인의 '정석'이라는 게 있는진 모르겠더라구요.
물론 어느 정도 지키면 좋을 것 같은 룰은 있어요.
- 프로페셔널해보이는 사진. 그렇다고 한국처럼 너무 정장에 뽀샵가득한 정면사진을 쓸 필요는 없는 것 같고, 활짝 웃는 자신감 넘치는 사진이면 좋은 것 같아요. 한국은 치아가 보이는 사진을 비즈니스 상에서 잘 쓰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활짝 자신있게 웃는 사진이 더 당당하고 프로페셔널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한국의 트렌드처럼 뽀샵이 그득한 사진을 쓰지도 않구요. 꼭 풀정장을 입은 사진일 필요도 없답니다.
2. 상단에 키워드로 자신의 프로필을 설명하기
이 레드박스 부분에 저런 식으로 자신이 내세우고자 하는 포지션/강점을 키워드식으로 쓰는 거에요.
MBA를 나온 사람들은 MBA를 넣은 경우도 있구요
전문자격증 (CFA같은) 것이 있는 사람은 CFA 를 키워드로 넣기도 하구요.
처음 MBA에서 이걸 같이 할 때는 다들 뭐라도 더 쓰려고 5,6개씩 줄줄이 쓰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나와서 보니 저렇게 3개 정도로 자신이 내세우고자 하는 걸 딱 추려서 쓰는게
더 강렬하고 눈에 잘 들어오는 것 같아요.
3. 자신의 링크드인 페이지 주소를 이름으로 간략하게 바꾸기
무슨 말인고하면 처음 계정을 생성하면 자신의 계정 페이지 주소가 매우 길고 복잡한 url 을 가지게 되는데요, 이걸 linkedin.com/in/myname 이런 형태의 주소로 간략하게 바꾸는 거에요. 바꾸는 방법은 검색을 이용해주시길…;
4. 포지션 타이틀은 조금 플렉서블해도 된다
:처음엔 회사에서 저에게 부여한 포지션 타이틀 그대로 적어야 거짓없는 프로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사실 포지션 자체의 이름은 되게 무난하잖아요. 특히 한국은 마케팅팀 대리, 영업지원 과장 등등 그냥 무난무난...영어로 번역해서 쓴다고 해봤자 Sales Assistant Manager 같은 감흥없는 타이틀이 될 뿐이구요. 그런데 저도 거의 2년 가까이 이력서를 수정하고 구직을 하고, 주위 MBA 동기들의 경우를 살펴보니 이 타이틀은 좀 더 창의적이고 뚜렷한 워딩으로 바꿔도 되더라구요.
즉 제가 세일즈팀 대리라고 했을 때 그냥 Assistant Manager를 쓰는 것이 아니라 Sales Representative, Business Development Manager, Account Manager, Sales communication Specialist 등등 다양한 워딩을 이용할 수 있답니다. 자신이 내세우고자 하는 업무의 강점에 따라 account management 를 쓸 수도 sales를 쓸수도 business development를 쓸 수도 있다는 거죠.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이력에서 자신이 계속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 자신이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업무적인 장점 등등을 열심히 고려해보고 따져보아야 한답니다.
이 정도만 해도 사실 기본 구직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것 같구요
좀 더 고급레벨로 가면 Endorsement를 많이 받고 (링크드인 내 지인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추천받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하여 글을 많이 쓰고
뭐 기타등등 여러 전략은 있지만, 거기까진 가지 않기로 해요.
참, 적극적인 구직이라면 링크드인 프리미엄을 이용하시길.
생각해보면 프리미엄에서 크게 득을 본 게 없는 것 같으면서도
프리미엄에서만 이용 가능한 Easy apply나 기업정보, 혹은 온라인 강의들이
나름 짭잘하기는 해요.
저나 제 주변에도 Easy apply 로 면접간 적도 몇 번 있구요.
물론 가능성이 더 높진 않아요.
들은 말로는 Easy apply를 할 경우 이력서를 자동필터하기 때문에
원하는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qualification과 부합하는 words들이 내 이력서에 있지 않으면
다 걸러진다고 하더라구요. (이건 나중에 이력서 미러링으로 더 상세히 설명할게요)
그런데 구직할 때...가끔 지치면 이력서 매번 고쳐내는 것도 피곤하고
구직을 안하자니 불안하고..그런 시기가 있잖아요?
그 때 그냥 추천뜨는 거 easy apply 버튼만 눌러서 지원해도
아무것도 안 한 것 보다는 낫고…
어쨌든 뭐가 얻어걸릴지 모르는게 우리네 구직자의 심정인데
Easy Apply를 쓰면 수십곳 지원도 사실 가능하거든요.
아무것도 안하는 것 보단 낫잖아요.
그리고 전 Easy Apply에서 구직한 곳에서 최종오퍼를 받기도 했답니다.
(처음 면접 연락 받았을 땐 지원한지도 몰랐던;)
그리고 링크드인의 또다른 활용으로는요.
제 지인 중에서 회사의 구직사이트에서 지원을 했다가 서류거절 당한 적이 있었는데요.
지원하기 전에 정보 얻으려는 차원에서 링크드인으로 메세지를 보냈던 매니저에게서 뒤늦게 연락이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커피나 한 잔 하러 오라는 말을 들었었거든요.
이미 HR에서 거절당한 마당에 커피 마시러 가는게 무슨 소용있겠냐고 찝찝해 하면서도
당시 진행되던 포지션이 하나도 없는 나름 절박하고 시간많은 백수 취준생이다보니
당연히 커피를 마시러 갔고,
그렇게 자연스레 면접처럼 진행된 커피챗으로 결국 그 포지션에 채용되었답니다.
참고로 여기 유럽에서 매우 유명한 금융기관이에요.
이런 식의 구직 스토리가 여기서는 꽤나 종종 들리는데요.
뒤에서도 좀 더 얘기하겠지만
유럽에서는 링크드인으로 갑자기 메세지 보내
너네 회사/너의 포지션이 궁금한데 얘기나눌 수 있겠냐고 콜드메세지를 보내서
직접 만나서 커피챗을 하거나, 전화통화를 하거나,
뭐 이런 것들이 매우 흔해요.
물론 응답률이 매우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의외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요청에 매우 적극적으로 반겨주고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고자 한답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상대방이 나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확인하는 게 베이스가 되니
자신의 링크드인 페이지를 잘 가꾸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지요.
링크드인만 잘 활용해도요,
꼭 뜨는 공고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관심있는 포지션이나 회사의 사람들을 검색해서
그 사람들에게 열심히 콜드메세지를 보내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들거나…
마음에 드는 사람의 프로필을 발견하면 자신의 프로필도 그처럼 수정하거나…
등등 여러가지 작업을 할 수 있답니다.
프리미엄 계정이 있으면 콜드메세지를 보내기가 더 편하구요.
아마 프리미엄 계정이 있어야만 지인이 아닌 낯선 이에게도 메세지 보내기가 가능할거에요.
아무튼 예전 싸이월드 매우 활발하던 시절 (연식이 나오는 비유;)
폰트 하나 스킨 하나 배경음악 하나도 애를 써가며 꾸미던 것처럼
링크드인도 그런식으로 항상 체크하고
자주 확인해서 거슬리는 건 바꾸고 업데이트하고
소통하고… 이런 것들을 수시로 해주시면 좋아요.
물론 이런 절차들이 매우 귀찮게 들릴 수도 있지만요
한 번 잘 해놓으면 그 뒤로는 3개월에 한번씩 잠깐 들여다보는 걸로도 충분하답니다.
여기서 '한 번 잘 해놓는 것'의 의미는
여러번의, 몇 달간의 수정작업을 거치는 것이긴 하지만요 호호.
한 번 어느 경지에 오르면
그 뒤로는 간단히 업데이트만 해도
충분히 경쟁적인 프로필 페이지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모든 글들이 아직 감이 잘 안오신다면
링크드인에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포지션을 인물검색하여
여러명 보다보면 어느 순간 감이 올 거에요.
자신이 마음에 들고 와닿는 프로필을 발견하면
그 스타일을 참조하는 것도 좋은 팁이 될 것 같네요.
그럼
모든 해외취업 희망자들 화이팅입니다.
'네덜란드 취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문이력서 작성법 고찰 - 2년 간의 이력서 뜯어고침 후 알게된 점 (0) | 2020.02.14 |
---|---|
유럽 MBA 준비 - GMAT 첫 응시 후기 (1) | 2020.01.08 |
네덜란드 MBA를 결정했던 순간 (2) | 2020.01.06 |
유럽 MBA, 갈 것인가 말 것인가 (0) | 2020.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