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이력서 작성법은 해외취업 혹은 외국계회사취업을 생각해본 분이라면 한번쯤은 알아봤을 주제인데요. 사실 이력서 작성법 자체는 이미 인터넷에 많이 나와있으니, 기본 작성법에 대한 이야기는 넘어갈게요.
저는 기본 영문이력서를 가지고 계신 분들 중에서 좀 더 세련된 영문이력서로 업데이트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저는 한국에 있을 때 나름 영문 이력서에 꽤 자신이 있었거든요.
아이비리그를 나왔던 아는 지인이 제 영문이력서를 완전히 싹 만들어준 덕분에
한국 기준에서 보면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꽤 그럴싸한 이력서라고 생각했어요.
그 이력서를 가지고 MBA를 와서 수십번의 수정작업을 고치고 고치면서
지금은 그 때와 완전히 다른 이력서를 가지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지나서 이전 이력서를 보니 어찌나 엉성하고 서툴던지요.
그 이력서를 거의 5년 넘게 유지하고 있었으니 (새로운 이력을 업데이트 하는 거 빼고)
어찌 그렇게 안일했나 싶어요.
아무튼 MBA 들어온 초반부터 졸업 후 쌩백수로 구직하던 시기까지
거의 2년 가까이 영문이력서를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는 작업을
지겹도록 반복했고,
그 시간에서 제가 느낀 점들을 한 번 적어보고자 합니다.
1.동사 시제 맞추기
: 문장의 시작은 과거형 동사로 시작하면 돼요. 그런데 이력을 열심히 쓰다보면 동사의 시제가 왔다갔다 하게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답니다. MBA에서 그룹을 짜서 서로 한 명씩 이력서를 그룹으로 같이 검토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 거의 모든 친구들이 이력서 상 동사의 오류가 있었어요. 그 그룹활동 이전에 이미 수십번 검토한 이력서일텐데도 쥐잡듯이 찾다보면 반드시 또 나온답니다. 그러니 꼭… 영문 이력서 작성을 마친 후 반드시 이러한 부분을 크로스체크 해주어야 해요.
2.포지션 타이틀은 조금 플렉서블해도 된다 (이건 링크드인 글에서도 쓴 부분이지만 중요하니 다시 반복할게요)
:처음엔 회사에서 저에게 부여한 포지션 타이틀 그대로 적어야 거짓없는 프로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사실 포지션 자체의 이름은 되게 무난하잖아요. 특히 한국은 마케팅팀 대리, 영업지원 과장 등등 그냥 무난무난...영어로 번역해서 쓴다고 해봤자 Sales Assistant Manager 같은 감흥없는 타이틀이 될 뿐이구요. 그런데 저도 거의 2년 가까이 이력서를 수정하고 구직을 하고, 주위 MBA 동기들의 경우를 살펴보니 이 타이틀은 좀 더 창의적이고 뚜렷한 워딩으로 바꿔도 되더라구요.
즉 제가 세일즈팀 대리라고 했을 때 그냥 Assistant Manager를 쓰는 것이 아니라 Sales Representative, Business Development Manager, Account Manager, Sales communication Specialist 등등 다양한 워딩을 이용할 수 있답니다. 자신이 내세우고자 하는 업무의 강점에 따라 account management 를 쓸 수도 sales를 쓸수도 business development를 쓸 수도 있고, 제일 좋은 건 지원하는 포지션에 따라 조금씩 수정하는 게 제일 좋아요.
3.포지션 미러링
이력서 미러링이라는 말을 전 여기 와서 처음 들었는데요. 요즘 대기업의 경우 수백수천통씩 날라드는 이력서를 검토할 시간이 없으니 미리 시스템으로 한 번 거르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즉 원하는 포지션의 Qualification에 있는 단어와 지원자의 이력서에 있는 단어들을 대조하여 얼마나 매칭하는지를 체크해서, 그 매칭이 높지 않은 이력서는 다 걸러버리는 거지요. 아무리 정성들여 쓴다해도, 뽑고자 하는 포지션의 Qualification 및 Role description에 있는 역량들과 겹치는 게 없다면, 인사담당자의 손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떨궈진다는 말이에요. 이런 기술의 발달이 너무나 무정한...혹여나 인담자가 '음, 정확히 딱 떨어지는 프로필은 아니지만 뭔가 흥미로운 지원자인걸' 라고 생각하여 뽑아줄 가능성도 없어진다는 말이잖아요. 암튼 적어도 전 이 시스템 얘기를 들었을 때 기가 쭉 빨리는 기분이더라구요. 정말 정떨어진다, 이제는 기계에도 대처해야 되냐! 뭐 이런 맘이요.
(참, 약간 사이드 트랙으로 빠져서 얘기해보자면요. 제 이전 글인 링크드인 글에도 한 번 언급한 케이스지만, 인담자가 이미 걸렀던 제 친구를 팀 매니저인 실무자가 링크드인 챗으로 대화하다가 커피 한 잔 하자고 부르고.. 맘에 든다고 채용한 경우가 있었어요. - 물론 이름대로 편하고 분위기 좋은 커피챗이 아니라, 친구말로는 기가 쏙 빨리는 정말 힘든 대화였다고 해요. 커피가 있었을 뿐;…- 실제로 제가 해외취업 관련글을 보다보면 다들 하시는 말이 인담자는 생각 외로 힘이 없다. 채용의 결정권자는 팀의 실무자가 가지고 있다. 라는 건데, 정말로 맞는 말이에요. 인담자는 면접 지원자를 걸러주는 필터링을 하기는 하지만, 실무자가 뽑겠다고 하는 사람을 인담자가 반대할 힘은 없어요.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1차로 맞이하게 되는 장벽이 인사담당자, 최종 오퍼까지 진행상황을 전달해주는 이도 인담자다보니 그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채용결정권자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채용을 결정하는 건 전적으로 실무자라는 것을요. 이는 나중에 얘기할, 전형적인 서류전형을 제외한 여러 어프로치 방법을 얘기할 때 또 나올 얘기이기도 한데요. 즉 인담자를 거쳐야만 하는 공식채널이 아닌, 실무자를 바로 접촉하는 각종 변법들이 구직의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이런 시스템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 때 하는 게 바로 미러링이에요.
즉 지원하고자 하는 포지션의 채용공고, 직무설명 페이지를 옆에 두고
나의 이력서를 고치는 거죠.
좀 더 자세한 방법은요.
i.지원하고자하는 포지션의 직무설명 부분을 싸그리 복사하여 워드에 붙인다.
Ii. 여러번 꼼꼼히 읽어보면서 이 직무에서 강조하는 역량과 경험치가 뭔지 찾아본다.
Iii. 중요한 키워드는 하이라이트 처리한다.
Iv. 그렇게 찾아낸 키워드를 내 이력서에 녹여 적는다 - 유의어나 비슷한 다른 단어로 치환해서 써낸다.
이 작업을 제대로 하면요.
한 군데 지원하는 데 하루가 꼬박 간답니다.
정말 머리가 빠질 것 같아요.
그러니 이 미러링은 지원하고자 하는 모든 포지션에 할 수는 없어요.
티어 1인 자신이 정말 너무너무 가고싶은 회사인 경우에는 위의 절차를 다 걸쳐서 이렇게 하고요
티어 2인 가면 좋겠다 정도의 회사는 티어1의 과정을 좀 간략하게 걸쳐 진행하면 될테구요
티어 3은 정말 이런 이력서 작업이 너무 신물이 나서 공고를 쳐다보고 싶지도 않을 때, 링크드인의 Easy apply기능을 이용해서 지원하거나 그냥 기존 이력서를 그냥 내는 것으로 진행.
구직기간이 몇 달씩 되다보면 지치는 순간이 여러 번 찾아오는데
그 때 티어 1-3을 적절히 섞어가며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4.미래 포지션을 미리 확인하고 방향 정하기
위의 미러링에서 좀 더 나아간 방법이긴 한데요. 예를 들어 새로 공고난 포지션이 있는데, 뭔가 관심이 가긴 하는데 내가 하던 이력이랑 딱 맞아 떨어지는 게 아니라서 어떤 포지션인지 완전한 이해가 되지 않고,이 포지션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약간 모호한 경우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 경우 그 포지션의 상위 레벨 포지션을 검색해서 읽어보면 업무 이해 및 결국 이 포지션의 완성형(즉 윗급 레벨) 이 어떤 직무를 해내야 하고 어떤 강점들이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답니다.
사실 조직 내 업무라는 게 내 포지션 혼자서 솔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윗사람의 업무를 뒷받침하고, 그를 통해 팀이 해야할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거잖아요.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포지션이 대리급일 때, 비슷한 포지션의 과장/부장 레벨을 보면 내가 결국 이 포지션에서 궁극적으로 해야하는 업무적 타겟이 좀 더 명확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위의 미러링을 진행하면서 마냥 그 포지션의 워딩만 보면서 베끼기에는 약간 제한된 느낌을 받을 때, 상위 레벨의 비슷한 포지션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표현이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강점들을 베껴 쓰면 그야말로 '프로액티브'한 인재가 되는 것이지요.
이건 이력서 작성 뿐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 디렉션을 잡을 때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5.끊임없는 수정
사실 이력서 작성은 절대 하루 아침에 끝나는 작업이 아니랍니다. 심지어 일주일 안에 끝나는 작업도 아니에요. 로마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훌륭한 이력서도 절대 단기간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신기한 것이 열심히 이력서 작업을 하고 면접을 보고 채용과정을 진행할 수록 보는 눈도 올라가더라구요. 내가 2달 전에 쏙 마음에 든 이력서를 2달간 열심히 구직활동 하다가 다시 보면, 마음에 안드는 표현투성이, 왜 이렇게 썼을까 하는 내용 투성이랍니다.
제가 한국에서 아이비리그 출신의 친구가 만들어준 이력서가 너무 마음에 들어 5년간 유지했다고 했잖아요. 5년간은 정말 완벽해 보였던 그 이력서가...제대로 이력서 작업을 하면서 다시 살펴보니 정말 엉터리였더라구요.
그리고 그 후로도 1년 뒤, MBA를 거치고 여러번의 수정작업을 고쳐...아 이제 더이상 업데이트할 이력도 없고 이 버전으로 열심히 구직하면 딱이겠다 했는데...하도 구직이 잘 안돼서 남자친구와 날잡고 한 번 제대로 이력서 다시 뜯어고쳐보자 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앉아 다시 살펴보니...문장 하나하나 왜 이렇게 이상한 부분들이 많던지요. 그렇게 거의 8시간을 공들여 다시 고친 이력서를 또 다시 완벽하다고 몇 주 가지고 있어보다가, 미러링 작업을 하려고 다시 열어보니...또 어찌나 어색하던지요!
정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답니다.
마치 아무리 광을 내고 깨끗이 닦아도 시간이 지나면 녹스는 액세서리를 보는 것 같았어요.
완벽한 단계란 없고...그냥 꾸준히 자주 들여다보고 손보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까요.
이는 사실 매우 한숨나오는 사실일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 구직자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사실이기도 해요.
그냥 완벽한 이력서로 뜯어고쳐야겠다 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그냥 꾸준히 들여다보고 맘에 안드는 부분 고치고…
그 이력서로 구직활동하다가 또 어느 순간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나오면 또 고치고..
그냥 구직생활을 함께 하는 애완동물(?)처럼 여기는 거지요.
주기적인 밥과 관심을 주며 키우는 것 마냥…
물론 이런 몇 달간의 이력서 작업이 필요없게
쉽게 구직이 되면 그게 제일 좋지요.
아니면 정말 네임밸류 뛰어난 회사에서 셀링 잘되는 포지션(데이터분석 혹은 파이낸스 같은;;)의 이력을 보유해서
이력서를 대충 써도 회사에서 막 불러주는 인재인 경우거나요.
그러나 전 문과충..특히 해외취업에서 정말 쥐약인 세일즈 마케팅 포지션…
현지언어와 문화를 전혀 모르고, 글로벌 네임밸류를 가진 회사근무 경험도 없는
(참고로 유럽에서 알아주는 네임밸류의 한국회사라면 삼성, LG 정도인 것 같아요. 한국의 좋은 대기업들이 여기오면 듣보잡이 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
이런 이력의 저로서는 구직이 정말 어려웠답니다.
그러다보니 남들보다 더 길어진 구직기간동안
이력서 수정에 더 공들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6.주소지도 중요하다
이건 좀 곁다리 얘기인데요. MBA한인동문회 선배들을 만나 구직관련한 고충을 토로하다가 선배로부터 들은 얘기였는데요. 이력지 상의 주소도 의외로 고려요소가 꽤나 된다는 말이었어요. 선배말로는..어차피 멀리 떨어져 있는 지원자는 회사 입장에서도 기대치가 낮고 (굳이 이사까지 해가며 오려고 할까..) 면접 부르기에도 부담스러워서 이왕이면 가까운 주소지를 가진 사람을 뽑게 된다는 말이었어요. 이왕이면 다홍치마, 이왕이면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뭐 이런거죠.
전 회사가 되는 대로 맞춰 이사갈 만반의 준비가 되었던 사람이라, 이런 말이 꽤 의외였어요. 당연히 회사가 저처럼 이사해주길 기대하고, 그런 걸 문제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서류를 보는 사람도 사람이다보니 그냥 자연스레 저런 감정이 드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저만 해도 원래 살던 곳에서 3시간 떨어진 곳에 취직을 해서 급히 이사를 했고, 제 주위에도 그 정도로 relocation한 사람들은 굉장히 많아서 저 말이 일반적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도 몰라요.
그러나 적어도 해외취업의 경우, 주소지를 아는 지인을 통해서라도 같은 나라 주소지를 적어내는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네덜란드 회사에 지원하면서 한국 주소지를 적어내면...아무리 나는 불러주는 대로 당장 네덜란드로 이사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고 해도 회사 입장에서는 면접보자는 말 한마디 하기도 부담스럽거든요. (요즘은 스카이프 인터뷰도 많아졌다곤 하지만요)
7.이력서 템플릿 사이트를 활용해라
구글에 영문이력서 템플릿을 치면 꽤 고리타분한 이력서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물론 업계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은 다 달라서, 파이낸스의 경우 클래식한 스타일을 여전히 선호하는 것 같아요. 정말 클래식한 폰트로 흰 종이와 검은 글자만 있게 쓰는 스타일이요. 그러나 마케팅이나 디자인이라면, 요즘은 정말 다양한 스타일로 자신의 강점과 센스를 드러내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구요.
저도 처음에는 학교에서 준 스탠다드 스타일로 이력서를 가지고 있다가, (위에서 언급한, 아주 지리한 기간동안의 이력서 수정작업 및 자기고찰을 통해) 세일즈마케팅은 좀 더 볼드하게 작성해도 되겠다 싶어서 칼라배경도 넣고, 2단 형식으로 아예 구조를 바꾸고...이런 혁신적(?)인 디자인 개선을 해냈답니다. 처음에는 너무 튀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막상 바꾸고 나니 세상 잘한 일이더라구요. 이력서 디자인만 바꿨는데도 같은 컨텐츠가 훨씬 프로페셔널해보이는 기적!
이력서 템플릿에 돈 한푼도 쓰기싫다 하시는 분은 사이트에 가서 샘플 디자인 보면서 그냥 대충 베껴서 만들어도 돼요. 하다보면 대충 비슷하게 다 만들어지는 것 같거든요.
전 막판에 너무 답답해서 부적쓰는 느낌으로 그냥 사이트 한 달 결제 했었어요. 그리고 거기서 만들어 낸 두 가지 버전의 이력서를 아주 잘 활용해서 구직에 성공했으니 후회는 없답니다.
8.포커스 맞추기
이것도 그냥 곁다리로 들어주세요. 저처럼 특정직무 강점이 뚜렷하고 동일한 직종으로 꾸준히 경험을 쌓지 않고 이래저래 물경험이 섞인 문과포지션들에게 해당하는 얘기일텐데요. 전 사실 MBA 후 구직활동을 하면서도 저의 강점이 뭔지, 제가 뭘하고싶은지 명확하지 않았어요. MBA 이전에 세일즈를 하긴했지만 정통 세일즈라고 보기는 어려운 account management에 가깝고..또 account management라고 하기에도 그냥 너무나 안정된 소수 고객들을 상대하는 일이다보니, 뭔가 업무 상 제 이력을 명확하게 쓰기가 애매했거든요. 이런저런 좋은 말로 최대한 포장하려고는 했지만, 좀 공허하게 들리는 느낌?
그리고 post MBA Internship을 브랜드마케팅으로 하면서 브랜드 마케팅 쪽에도 관심이 생겨 그 쪽을 지원하기도 했구요. 그러나 이 경우 업무경력이 5년 가까이 있다해도 관련경험은 0년이니...회사입장에서도 애매한거지요. 특히 마케팅은 현지언어를 구사하는 것도 중요하다보니 제가 더욱 메리트가 없기도 했구요. (물론 모든 건 케바케입니다. 여기 다른MBA를 나온 제 지인의 동기언니는 서른중반에 관련경험 전혀없는 예술쪽 커리어만 가지고 빅4 컨설팅펌 신입으로 입사했어요. 모든 건 정말 케바케)
아무튼 저는 유달리 제가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에 대한 포커스나 저의 강점에 대한 포커스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대충 뭔가 있어보이는 업무는 다 끼워넣고 회사에서 알아주길 바랬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아쉬워요. 제 이력자체가 그랬으니 뭐 저도 방법이 없긴했겠지만, 이력서 내용에서 제일 중요한 건 그사람이 일관된 커리어적 강점을 발전시켜왔느냐는 것 같거든요. 업계 불문, 포지션 불문으로요. 즉 내가 말을 어떻게 지어내느냐에 달린 것. 아마 대체 무슨 말이냐 머리아파 하시는 분들도 많을텐데요. 이건 이력서 초기 작성 때보다 후기 수정작업 때 더 유의해야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미러링할 때 참고할 부분이기도 하구요. 대부분은 저보다는 일관되고 통일된 이력을 가진 분들이실테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겠지만, 약간 왔다갔다 하신 분들이라면 너무 솔직하게 자신의 이력을 적어내지 마시고 내가 어떤 스토리라인을 전달하고 싶은지 먼저 큰 그림을 짜고 자신의 이력을 최대한 맞춰 적어내는 게 나를 더 매력적으로 셀링하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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