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덜란드 생활 이야기

네덜란드 사람들은 정말로 직설적일까?

by hohoassi 2020. 1. 16.

 

네덜란드 오기 전 아는 동생과 술 한 잔 하는데
동생이 그러더군요.


"언니 조심해요"


네덜란드 사람들과 일해본 그녀의 충고였는데
말인즉 사람들 표현이 너무 직설적이니 상처받기 쉽다고
마음 단디 먹고 가라는 거였어요.

미팅에서

"니 의견 완전 구려!!!" 

 

뭐 이런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다반사고
싫은 건 싫고 맘에 안드는 건 맘에 안 든다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니

한국과는 많이 다를거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아직 가보지 않은 네덜란드가
어찌나 삭막하게 느껴지던지요 흑흑...


실제로도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 보자면 
네덜란드 사람들의 화법이 직설적이고 
에두르거나 뭉개는 스타일이 아닌 건 매우 잘 알려진 사실이긴 해요. 


그래서 같은 유럽이라도  

정치적인 표현, 수사법이 발달한 나라의 사람들은

더치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불편해 한다고 하지요.


 

아래 표를 처음 봤을 땐 어찌나 웃기던지...

 

 

영국인 VS 네덜란드인 커뮤니케이션 번역 가이드. 



나라별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방식. 한국과 네덜란드는 감정적이지 않다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정말..?) 직설적인지/갈등을 피하는 편인지 에 있어서는 서로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 뒤로 벌써 2년이 지났네요



네덜란드 회사생활은 인턴십 포함 1년 가까이 하고 있는 중이고

주위 학교 동기들과도 만나면 자연스레 회사얘기가 나와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주고 받는 중인데요.



이 관련 얘기도 몇 번 나왔던 것 같아요.


정말로 더치사람들은 직설적인가?
우리가 불편함을 느낄만큼?



제 경험과 주위 경험들에 비추어 답해 보자면

답은 NO에요.


물론 한국인 기준에서요.



오히려 
"얘네들은 진정 매운 맛이 뭔지 모른다"며 웃었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상사로부터
짜증, 감정섞인 발언, 비하 및 무시 뭐 이런 말 듣는 게
너무 보통의 일상적인 일이잖아요.


그런 대우로부터 초연하게 대응할수록
사회생활 레벨이 높다고 쳐주고요.

 


제 주변의 각종 미친 상사 에피소드는
뭐 가끔 가다 있는 별난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에서 회사생활을 해본 누구나 가지고 있는
너무나 일상적인 이야기이구요.


화나서 수화기 집어던지는 상사,
니가 뇌가 있냐고 말하면서 종이 집어던지는 상사,
너네 사람만드는 게 내 목표라고 말하는 상사,


뭐 그냥 상사의 이런 발언들은
그냥 그러려니...미친놈이 짖네..하고 대응하게 되는
일상다반사잖아요


꼭 저런 미친 발언이 아니더라도


말 한마디 했다가
짜증과 한숨섞인 반응을 받는다던가 하는것까지 포함하면

 


뭐 거의 매일 일어나는 일들...



아무튼 이런 사회생활을 겪어보고 단련된 한국인이어서 그런지

막상 여기오니...

사람들 말이 전혀 직설적이거나 상처받는다고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제가 

더치 사람들은 직설적으로 대화하니까
나도 그렇게 해도 되겠지 

하고 맘편하게 더 직설적으로 말한 게 많았던 것 같아요.


그들의 표정에서

내가 좀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나? 라고 좀 미안할 정도로요


이런 거 보면 결국엔 다 사람사는 세상 아니겠어요?

항상 돌이켜보면

말로만 주워듣고 지레 겁먹을 때가 젤 어렵지
막상 부딪쳐보면 늘 그 겁먹은 상상보다는
할 만 했던 것 같아요.

 

아직 3년 차 저의 감상은 이러하지만,


다음 번에 


더치 사람들의 직설적인 면에 대해
얘기할 것이 생기면


그 때 더 추가해서 써볼게요